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어느덧 훌쩍 코앞으로 다가왔다. 학년 말, 종강 호 신문작업을 하는 마지막 주이다. 대학교에 입학해 '원광대 신문방송학과'보다 '원대 신문사' 구성원으로 활동한 날이 더 많았기에 신문사 생활 끝 무렵인 지금, 감회가 남다르다.
 대학교에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해 고등학교 때부터 키워왔던 '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학교 신문사에 지원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고 합격 전화가 오길 기다리며, 하루 종일 핸드폰만 부여잡고 있었다. 합격했다는 기쁨과 학생기자로 활동할 수 있다는 뿌듯함도 잠시, 어릴 적부터 동경해왔던 '기자'의 환상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와르르 무너졌다. 매일 진행되는 기획회의, 원고독촉, 선배들의 따끔한 가르침, 무성의하게 취재에 임하는 사람들까지. 하루하루 숨 막히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열심히 쓴 기사가 시의성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게재되지 않았을 때, 밀려오는 허무함과 허탈함은 잊을 수 없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2학년, 정 기자로 발령받았다. 1학년 후배들에게 가르쳐줘야하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 하는 막막함과 함께 수습기자 시절보다 취재량이 많아져 학업과 병행하느라 빠듯해진 나날들. 정말 바쁜 날들로 눈코 뜰 새가 없었다. 가장 풋풋할 나이인 20살과 21살을 신문사에서 보낸 것이다. 꿀 같은 주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는 낭만에 대한 얘기보다는 신문사 이야기가 주를 이루곤 했다.걱정없는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신문이 발행되는 월요일, 학생들이 원대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것도 절로 잊히고 마음속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1학년까지만 해야지, 2학년까지만 해야지, 하다보니 어느덧, 3학년 편집장이 되어 선배 위치에서 후배들과 신문을 만들었다. '어떻게 해야 신문을 잘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한 학기를 보냈다. 선배의 위치에 서보니 기사량 보다는 후배들과 주간교수님간의 중간 입장에서 조율하는 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마지막 종강 호를 앞두고 '신문사 편집장 이혜민'으로서 지난 3년을 돌아보고 있는 지금, '더 노력했다면 좋은 신문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온다.
 신문사 생활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성공한 학교 선배들,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는 사람들, 내 주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게 해 준 원대신문사가 고맙다. 3년 전의 나는 수줍음과 낯가림이 많은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3년 동안의 원대신문사 생활은 나를 적극적이고 당당하게 만들어줬다. 또한, 기자라는 직업이 쉽지 않다는 것과 쉽지 않기에 매력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줬다. 나는 여전히 '기자'라는 직업을 꿈꾸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훗날, 사회생활을 하다가 힘들 때 원대신문사의 경험이 내 삶의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3년을 함께 한 동기, 부족하지만 믿고 따라와 준 후배들, 칭찬보다는 꾸중을 많이 했지만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교수님, 조교님, 교열 선생님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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