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SBS의 인기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짝>의 폐지가 확정되었다.
 지난 5일 <짝>의 한 여성 출연자가 제주도 촬영 도중 제주 서귀포시 소재의 풀 빌라 화장실 안에서 헤어드라이기 선을 이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네티즌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 사건은 인터넷을 통하여 빠르게 퍼져나가 대중들의 화제가 되었다.
 실제로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인기 검색어 자리를 오랜 기간 차지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짝>은 2014년 2월 26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되었다.
 S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짝>은 2011년 1월 2일에 방송된 신년특집 SBS 스페셜 3부 작 '다큐멘터리 짝'의 1부 '애정촌편'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당시 방송 의도는 연애의 잔인성을 부각시키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으나 점차 결혼 적정기 남녀의 짝 찾기 서바이벌과 같은 예능으로 변질되었다.
 '연애', 깊이 들어가 '결혼'이라는 다소 민감한 소재를 가지고 시작된 방송인 <짝>은 방송 초기부터 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
 연예인이나 아나운서가 꿈이라서, 혹은 자신의 병원이나 가게, 쇼핑몰 등의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이 프로를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외에도 성인물에 출연했던 경력이 있거나 결혼을 앞둔 채 방송에 참여하는 등 출연자들의 적절치 못한 처사에 많은 시청자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출연자 뿐 아니라 방송제작 단계에서도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익명성을 위해 실시했던 '남자X호', '여자X호' 등의 호칭은 성을 상품화한다는 지적을 들어왔다. 또한 출연자들은 애정촌에 들어오는 순간 자신의 모든 행동이 카메라에 담기게 되고 가족과 통화할 때조차 지정된 전화기만 사용해야만 하며 전화 내용은 전부 녹음되는 등 출연자의 인권을 모독한다는 지적도 즐비했다.
 특히 출연자들의 성비 불균형으로 인한 과열경쟁이나 그 경쟁 속에서 선택받지 못한 출연자의 깊은 패배감을 방송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경찰 수사에서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이번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출연자는 문자메시지에서 "맺어지는 커플들을 부각시키려고 내가 혼자 있는 장면을 너무 많이 찍는다", "화장실 앞까지 카메라를 가지고 와서 괴롭다", "내가 너무 이상하게 방송될 것 같아 PD에게 편집을 부탁해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짝>에서 만난 인연으로 결혼까지 이어진 커플도 상당수 존재한다. <짝>을 즐겨보는 애청자의 입장에서도 <짝>의 종방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비참한 자신의 모습을 방송에서 접할 당사자도 생각해 봐야 한다.
 <짝>의 출연자들은 대개 상대방의 내면보다 외모, 스펙과 같은 외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모두 현실의 '진실 없는 가식적인 사랑'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인생의 동반자를 결정하는 '결혼'을 단지 신분상승의 기회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이러한 인식을 가져다주는 사회적 풍토에도 문제가 있다.
 '진실 없는 가식적인 사랑'을 조장하는 사회적 풍토와 그런 인식이 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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