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기자는 수도권의 한 지방선거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후보자들은 여 야를 막론하고 이틀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에 대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시의원 후보로 나선 A씨의 하루
   국민의 한 표는 엄청난 가치를 갖는다.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한 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수도권의 한 선거구, 시의원 후보로 나선 A씨 또한 마찬가지다.
   기자는 선거운동을 체험해 보기 위해 하루동안 A후보를 따라다니기로 했다. A후보의 일과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꼭두새벽부터 시작이다. 오전 5시에 기상한 A후보는 오전 6시까지 사무실에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기자 또한 오전 5시 전에 준비를 마친 후 A후보와 함께했다. 1시간 남짓한 촉박한 시간이 지만 A후보는 거울 앞을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다. 유권자들의 민심을 휘어잡기 위해 단정한 용모는 필수요소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조금이라도 단정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도 심각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기 때
문이다. A후보는 몇 번이고 자신을 확인한 후 사무실로 향한다.
   오전 6시. 사무실에 도착한 A후보는 먼저 도착해있는 사무직원들 및 운동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회의에 들어갔다. 기자도 회의에 동석할 수 있었다. 회의에서 오늘 하루 일과를 설명 받은 A후보는 약 10분의 휴식시간을 가진 후 곧바로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후보와 운동원들은 총 3개의 조로 나뉘어
선거운동을 하게 됐다. 기자는 A후보가 편성되어 있는 1조와 함께했다.
   오전 6시 30분. A후보는 승용차를 타고 첫번째 장소로 향했다. 첫 번째 장소는 보건소
였다. 아직 이른 시간이기 때문에 유세차량에 탑재 된 마이크, 확성기와 같은 도구는 사용하지 않은 체 A후보는 아침운동을 하고 있는 유권자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악수를 청했다. A후보는 유권자들에게 '꼭 저를 뽑아주십시오' , '열심히 뛰겠습니다' 등의 말을 전했다. 유권자들 또한 A후보에게 '힘내세요' , '응원할게요' 등의 말을 전했다. 이러한 행보는 오전 8시까지 계속됐다. A후보는 보건소에 들어가 보건소 직원들과의 인사를 나눈 후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다음 행선지는 선거구에 위치한 여러 교회들이다. 기자가 함께했던 날은 일요일이기 때문에 교회에 예배를 하기 위해 모인 유권자가 많아 후보들에게는 필수 코스다. A후보는 유세 차량에 올라 본격적인 유세에 들어갔다. A후보를 따라 유세차량에 탑승했다. 6명 남짓한 사람이 탈 수 있는 유세차량 위에서 A후보는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유세를 펼쳤다. 달리는 차 위에서 느끼는 공포도 있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바라보고 있는 부담감에 기자는 유세차 구석 기둥을 붙들고 있었다. 하지만 A후보는 시속 40Km의 속력으로 달리는 유세차량 위에서 흔들림 없이 연설을 했다. 유세차량을 타고 여덟 개의 교회를 모두 둘러본 후 A후보의 오전활동은 끝이 났다. 오후 1시, A후보는 점심시간을 가진 후 1시간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기진맥진한 기자에게 A후보는 "오후활동부터 본격적인 시작 인데 벌써 지치시면 안되죠." 라고 말했다.
   오후에 유세할 장소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상업지구와 시민공원 단 두 곳이다. 두 곳 밖에 안되지만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와 장소이기 때문에 A후보가 가장 신경 쓰는 장소다. 시민공원에는 주말을 맞아 외출한 가족단위의 유권자가 많았다. 3조로 나뉘었던 조는 2개 조로 재편성돼 시민공원으
로 모였다. A후보는 공원 구석구석을 돌며 유권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유권자들에게 A후보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A후보는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함께 공을 차기도 했다. 30도가 넘는 무더위와 높은 습도로 인해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였지만 A후보는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유세활동을 했다. 약 두 시간 가량 시민공원에서 머문 후 A후보는 마지막 장소인 상업지구로 향했다.
   상업지구 중심 사거리는 이미 많은 경쟁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A후보도 운동원과 합류하여 열띤 유세를 펼쳤다. A후보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어려워하는 장애인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고 유세차에서 내려 그들의 휠체어를 끌어주었다. A후보는 그들에게 사회적약자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휠체어를 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며 A후보는 "나를 응원해 주는 유권자들을 볼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한다. 물론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도 있지만, 그것 또한 내게 보내는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깊이 새겨듣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오후활동은 해가 진 오후 10시가 돼서 끝났다. 모든 일과를 마치고 A후보는 "힘든 일정이지만 시민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이정도 수고는 당연하다. 오늘 만났던 장애인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같이 사회적 약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그런 의원이 되고 싶다" 고 말하며 사무실로 발걸
음을 옮겼다.
   ▶선거운동원 Y씨와 J씨의 하루
   후보자가 하루 15시간의 힘든 일정을 소화하는데도 선거운동원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A후보를 지지하여 운동원을 자처한 Y씨와 유세차량 운전수인 J씨는 A후보와 마찬가지로 오전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Y씨는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는 후보자와는 달리 지정된 장소에서 유세활동을 한다. A후보의 피켓을 목에 걸고 명함을 돌리는 일이 Y씨의 일이다. 하루 200장의 명함을 돌리는 Y씨는 밝은 표정을 유지
한 채 목청껏 A후보의 이름을 외친다. 하루 10시간의 유세활동 중 Y씨는 단 두 번 자리에 앉았다. '힘들지 않으냐' 는 기자의 질문에 Y씨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일하는 것이다. 힘들긴 하지만 힘든 내색을 한다면 후보의 이미지에 피해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고 있다" 고 말했다. 오후 7시에 퇴근하는 Y씨는 늦게까지 남아 유세활동을 하는 A후보를 격려하며 자리를 떠났다.
   유세차량 운전을 하고 있는 J씨 또한 하루일과를 A후보와 함께한다. A후보가 유세 활동을 하지 않을 때도 J씨는 홍보를 위해 유세차를 운전한다. 하루 15시간을 운전하는 J씨의 원래 직업은 화물차 운전수다. 운전경력30년인 그에게도 15시간동안 저속으로 운전하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다. J씨는 자신이 A후보의 간판이라고 생각하고 차를 운전한다. J씨는 "자신은 그래도 앉아있을 수 있어 만족한다" 고 답했다.
   대중과 좀 더 소통하고 다가가기 위해 애쓰고 있는 그들에게 6•4 선거에서 노력만큼의 결과가 있을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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