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겨울이었을 거다. 중국 심천에서 서커스 공연을 본 적이 있다. 어린 아이들이 기이한 모양으로 몸을 꺾고, 공중으로 날아오르고, 줄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활짝 웃었다. 보는 내내 너무 신기해서 박수를 쳤다. 아동학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건 공연이 끝난 직후였다. 아이들의 곡예 앞에서 관광객들이 박수를 치고 깔깔거린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
익산시는 보석의 도시이다. 최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로 등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외지 사람인 나는 가끔 버스정류장에 새겨진 보석이나 문화재 사진 볼 때를 제외하면, 이러한 캐치프레이즈를 실감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물질보다 사람이 내게 보석처럼 느껴지던 순간이 딱 두 번 있었다. 가장 먼저 만났던 보석은 버스 기사 아저씨다. 지금이야 집
유독 잊히지 않는 한 이미지가 있다. 택배원이 무심하게 건넨 젖은 택배와, 모래알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캐리어, 그 안에서 젖은 옷을 꺼내자 터지듯이 나오는 울음, 이윽고 바가지에 비눗물을 채운 뒤 옷들을 넣어 발로 열심히 밟고, 퉁퉁 부은 눈으로 햇볕에 옷들을 말리던 어머니, 학교에서 새로 준 깨끗한 학생증과 캐리어에서 나온 녹슨 학생증을 한참 만지던 아버
알을 낳고 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알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대개 알을 무사히 품지만, 종종 실수로 놓쳐버리는 경우도 있다. 놓친 알은 1초 만에 딱딱하게 얼어버린다. 저 멀리 데굴데굴 굴러가 한파를 맞는다. 부모는 뒤뚱거리며 뛰어간다. 알을 다시 다리에 품는다. 1초가 늦어버렸다. 알은 녹지 않는다. 부모는 남의 알을 뺏으려 하기도 하고, 알 대신 눈덩이
LINC사업단 주관으로 실시된 재학생 대상 드론 조종교육자 과정에서 우리대학 15명의 학생들이 드론 조종지도자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융합형 특성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이번 교육과정은 교내 산학협력교육실과 대운동장에서 3일 동안 진행됐다. 교육 과목은 드론의 기본이론과 조립 및 개발, 조종 및 비행실습으로 구성됐으며, 드론 관련 융합형 인재 양성
세 번도 넘게 '정주행'을 한 예능프로그램이 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독일편>이다. 프란츠 카프카에서 시작된 나의 독일 사랑은, 외국인들이 "한국 사랑해요"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 됐다. 고등학교 때는 독일인 친구와 1년 가까이 펜팔을 했다. 그때 친구가 추천해준 곡이 네나의 '99 Luftballons'이다.
지난 21일 학생지원관에서 2016학년도 2학기 후마니타스 장학생 시상식이 진행됐다. 독서시험, 독서논술, 독서토론 등 각 부문별에서 수상한 학생들이 참석해 총 1억 원의 장학금이 수여됐다. 독서시험부문 대상은 연초련 씨(한의학과)와 황현택 씨(원불교학과)가 차지해 각각 15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독서논술부문 대상으로는 양주희 씨(고고·미술사학과)와
'창구'라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사전적 정의로만 사용되지 않는다. 소통을 비유하는 데에도 쓰이는가 하면, 오갈 수 있는 통로를 표현하는 데에도 쓰인다. '창구효과'는 두 개의 뜻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문화산업의 재생산 효과를 일컫는 경제학 용어로, 우리 생활 속 깊숙이 파고들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OSMU(One Sour
도덕교육원(원장 한내창)이 대학 육성 종목 운동선수들과 제128학생군사교육단 장교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W인성함양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운동부 덕성훈련은 지난 5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실시됐다. 이 행사에 참가한 운동선수들은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부정적 심리 요인을 안정시키는 등 운동선수들의 폭넓
수능 봤던 날을 생각하면 주머니에 손을 넣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날 새벽의 한기와 패딩 점퍼와 담요와 코코아와 히터와 보온도시락은 모두 추위와 한 몸이었다. 국어 시간 때만 해도 극심한 긴장감 때문에 손을 덜덜 떨며 마킹을 했는데, 점심시간이 지나고서는 히터 온기에 속아 그만 나른해지고 말았다. 친구와 버스를 타고 돌아와서는 편의점에 들어가 컵라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학생회관 피닉스 샵에서 여러분의 행복을 찍어주고 있는 사진사 장대수라고 합니다. 약 20년간 익산 시내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사진을 찍어왔고요. 웨딩, 증명, 여권, 이미지 등 사진의 모든 분야를 취급하고 있어요. 원광대학교에 들어온 지는 3년 정도 됐는데요. 원광대학교 달력 사진을 비롯해 전경 사진과 졸업식
지난 10월 우리대학이 신개념 의료기기 원천기술 개발사업에 선정됐다. 본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연간 10억씩 5년간 총 50억을 지원받는 규모이다. 본지는 사업 선정까지 오랜 기간 달려온 연구책임자 윤권하 교수를 만나 우리대학이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와 그동안의 연구 성과에 대해 들어보았다. / 편집자 지난 10월 우리대학이 신개념 의
우리대학 건축공학과 학생들이 (사)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에서 개최한 건설순환자원 디지털 포스터 경진대회에서 각각 대상과 은상을 수상하는 등 위세를 드러냈다. 2016년 (사)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가을 국제 학술대회에 함께 개최된 이번 학술대회는 국내외 대학과 연구기관 및 산업계 등에서 150여 편의 학술논문과 포스터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상을 수상한
단어가 부서졌다. '국가', '대통령', '민주주의' 등, 초등학생도 아는 기초적인 단어의 정의가 완전히 박살 났다. 단어를 깨뜨린 사람들은 지난 4년여간의 '박살'을 1분 35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압축시켜 사과하거나, 검찰 수사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하거나, 사과 아닌 변명만 늘어놓는 식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발 내딛는 곳
지난달 31일 우리대학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의료기관 창업캠퍼스 연계 신개념 의료기기 원천기술 개발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연간 10억씩 5년간 총 50억 원을 지원받는 규모로, 원광대학교 병원이 벤처를 위한 공간과 장비를 구축하고, 입주 벤처와 병원이 융복합의료기기 개발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의료현장 수요를 반영한 의료기기를 개발해 신속하게 사업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11월 1일 우리대학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도 그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오후 1시 학생회관 앞 새세대 광장에서 제47대 총학생회 및 중앙운영위원회는 '상식적인 대한민국이 당신에게는 어렵습니까?'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헌
지난 24일부터 31일까지 숭산기념관 1층 링크미술관에서 '개교 70주년 발전기금展'이 열렸다. 개교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지난 24일 오후 원광학원 신명국 이사장과 김도종 총장을 비롯해 동문과 학교 구성원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을 열었다. 전시회 진행 과정에서 동문 작가들을 중심으로 발전기금을 조성하고자, 도자기와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학생회관과 새세대광장, 학생지원관, 수덕호 주변 등 캠퍼스 곳곳에서 '2016 원광 플러스 페스티벌'이 진행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 해 두 번째를 맞은 원광 플러스 페스티벌은 대학 축제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하고, 사업단 및 부서별로 진행되는 각종 학생지원 프로그램의 집중화를 통한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
요즘 SNS를 이용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더 자세히 알게 됐다. 나와 친구 관계인 사람들이 어떤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지, 어떤 댓글을 남기는지, 또 어떤 게시물을 올리는지를 보면 그들의 성향에 대해 꿰뚫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 소설가 한강이 쓴 연작소설『채식주의자』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상을 수상했다. 『채식주의자』는
그곳에는 '삶'이 있다. 물건을 사고, 팔고, 흥정하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 주머니에서 지폐를 꺼내 한 장씩 세보는 상인들의 손에는 굳은살이 배겨있다. 부모나 조부모의 손을 잡고 뒤따라온 어린아이들이 꽈배기 빵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샛노란 마룻바닥 위에는 사람들이 앉아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가 상 위에 올려진다. 뜨거운지 연신 후후거